화성시가 예산을 들여 인공지능(AI) 전략 컨퍼런스를 준비하면서 개최 장소를 서울 강남구 코엑스로 정한 사실이 알려지자 “정작 화성시민은 뒷전”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시는 이번 포럼을 통해 국내외 전문가들을 초청하고 AI 산업의 미래 전략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는 화성에 대규모 국제행사를 열 수 있는 전용 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서울 개최를 택하며 “서울이 전문가를 부르기도, 대중 홍보를 하기도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과 시민사회는 이러한 설명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포럼이나 컨퍼런스는 불특정 다수를 끌어모으는 축제가 아니라, 특정 분야 종사자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코엑스에서 한다고 해서 참석할 전문가 수가 크게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라며 “오히려 세금으로 치르는 행사를 시민이 직접 체감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화성시가 이번 기회를 단순히 “보여주기식 행사”로 소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지역 정체성을 살리는 동시에 장기적 비전을 담은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첫째, 단기적으로는 화성 내 대학, 공공시설, 대형 복합문화센터 등을 활용해 시민 참여형 AI 행사와 연계 프로그램을 병행해야 한다. 전문가 세션은 외부에서 진행하더라도, 동시에 시민 대상 프로그램을 화성에서 열어 시민이 주인이 되는 행사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장기적으로는 국제회의와 전시를 열 수 있는 지역 컨벤션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인구 100만에 가까운 기초지자체임에도 이를 뒷받침할 기반이 부족한 것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셋째, 행사 자체도 전문가 집단만을 위한 ‘전시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 산업·교육·시민생활과 연결될 수 있도록 기획해야 한다. 대외 홍보 효과에도 한계가 있으며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다고 해서 곧바로 국제적 관심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역 기업·대학·기관과 연계하지 못한다면 단순한 ‘서울 무대 빌리기’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전략 없이 서울에서 개최하는 것은 행정의 착시효과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일부 시민들은 “화성시가 전문적인 부문을 도모함과 동시에 시민들에게도 이해시키고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역민들도 “결국 이번 논란은 화성시가 화려한 보여주기 행사에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시민과 함께하는 AI 전략 도시로 도약할 것인지의 갈림길을 보여준다”며 “화성을 보여주고 화성에 맞는 전략을 도모해야지 말만 글로벌 행사로 진행하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신홍식 기자 news@ihsnews.com
<저작권자 ⓒ 화성오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