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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1% 기부, ‘사회적 역할’ 실천하는 강소기업

로봇 자동화 라인과 전문 인력의 조화로 뛰어난 고객 대응
3대째 통신의 맥을 이어오는 오뚝이 기업

신호연기자 | 기사입력 2022/11/21 [15:03]

이익 1% 기부, ‘사회적 역할’ 실천하는 강소기업

로봇 자동화 라인과 전문 인력의 조화로 뛰어난 고객 대응
3대째 통신의 맥을 이어오는 오뚝이 기업

신호연기자 | 입력 : 2022/11/21 [15:03]

  © 화성오산신문



㈜태진에스티아이(정진서 대표)는 2010년 유니세프에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적십자, 월드비전, 바보의 나눔 등에도 매년 기부의 폭을 넓혀 오다가 3년 전, 회사 이익의 1%를 기부한다고 선언하고 이를 실천해 오고 있어 화재다. 올봄에는 강원·울진 산불 이재민들에게 500만원의 기부금을 전달하기도 하였다.

향남읍 상두리 산자락 끝, 3500평의 대지에 세워진 ㈜태진에스티아이를 찾았더니 선한 눈매에도 불도저처럼 강한 뚝심이 느껴지는 정진서 대표가 따뜻하게 맞아 준다. 

㈜태진에스티아이는 전력 공사, 5G 및 광통신 공사에 사용되는 강관주를 비롯한 송전 자재, 배전 자재 등 금속 제품을 생산하며 주요 거래처로는 한국전력, SK, KT, LGU+, 도로공사 등이 있다. 최근에는 CCTV구조물, ITS구조물, VMS구조물, 조명 타워, 산불 방지용 수막 타워, 재난 관제 구조물, 교통 표지판, 금속 박스 등도 생산한다. 

3차원 앵글 및 파이프 레이저 가공기를 이용하여 고객의 니즈에 맞게 다양한 형태의 파이프와 앵글을 주문 제작하는데, 최근 공장 이전과 함께 급격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동종 업계 최초로 

로봇 자동화 라인 구축

㈜태진에스티아이는 2020년10월 생산 자동화를 위해 향남에 3500평 공장을 신축하고, 레이저를 이용한 파이프 가공기와 철판 가공기, 그리고 파이프 홀 가공 및 용접 공정을 동종 업계 최초로 로봇 자동화 라인으로 구축하여 20m, 30m의 대형 구조물 가공을 시작하였다. 

정 대표는 첨단 장비와 자동화 시스템만 갖춘다면 인건비 절감 및 생산 효율 극대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투자했지만, 자동화 라인 구축 후 처음에는 로봇들이 서 있는 경우가 잦았다. 아무리 뛰어난 생산 장비를 보유하더라도 로봇과 인간, 자동화와 사람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야 첨단 장비와 자동화 시스템이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인력 양성 및 발굴에 전념하여 12명의 인원을 충원하였다. 

이를 통해 고객의 어떠한 요구에도 단기간에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지게 된 것이다. 연구 전담 부서와 다수의 신뢰성 테스트 장비를 이용, 주기적인 품질 검사로 고객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청계천 유통 시장 출신인 정 대표는 지방에 있는 고객들을 위해 유통 정보와 네트워크를 이용, 고객들이 필요한 제품들을 패키지로 대응하여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영업부 직원들은 고객들이 상품권을 선물할 정도로 항상 친절하고 바른 태도로 고객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이러한 태도들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덕분에 2021년에는 10년 동안 벗어나지 못했던 100억원대 초반의 매출을 뛰어넘어 34명의 직원이 매출 157억원을 달성하였다.

 

사원들의 입장에서 

다양한 복지제도 운영

㈜태진에스티아이에는 대기업 정도는 아니더라도 사원들의 입장에서 마련한 복지 제도들이 많다. 

금요일에는 멀리 사는 직원들을 위해 ‘워라벨 실천의 날’로 정해 차가 막히기 전인 4시에 퇴근하고, 수요일에는 ‘가족 사랑의 날’로 명명해 5시에 퇴근한다. 5년마다 일로 인한 누적 스트레스를 해소하라는 의미로 일주일의 리프레시 휴가를 주기도 한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도 1인실 기숙사를 제공하고, 육아 휴직 및 임신기 단축 근무, 출산 휴가(본인 및 배우자) 등도 실시한다. 

34명의 적은 인원이지만 사내 식당도 운영하고 있다. 적은 인원임에도 식당을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정 대표는 “이곳으로 이사 와서 10월, 11월 쭉 추워질 때였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함께 나가서 점심을 먹을 수가 없었지요. 밥을 배달해 먹었는데 밥과 반찬이 너무 차더라고요. 국을 데우긴 했어도 진짜 못 먹겠었어요. 그래서 고민고민하다 일부 건물을 개조해서 식당을 만들었죠. 그런데 식당 실장님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당시 직원이 21명이었는데, 식당 운영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었어요. 어렵게 실장님을 구해서 식당을 운영해 점심과 저녁을 제공하고 있는데, 집밥처럼 맛있다고 직원들이 무척 좋아해요. 이렇게 좀 더 나은 근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직원들도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이 고객들에게 친절함, 따뜻함으로 전달되는 것 같네요.”

 

3대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통신 관련 사업

정 대표는 3대를 이어 통신 관련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정 대표의 조부께서 옛날에 성남 모란시장에서 통신 관련 사업을 크게 하시다가 50세에 일찍 돌아가셨다. 그러면서 정 대표의 부친께서 제대하자마자 바로 사업을 이어받았는데 사업이 잘못되어 회사는 남에게 넘어가고 쫄딱 망했다. 

이런 사정으로 정 대표는 어렸을 때 한 달에 한 번, 또는 두 달에 한 번씩 수도 없이 이사를 다녀야 했다.

회사가 망한 후 권토중래를 꿈꾸던 정 대표의 부친은 화물 운송을 하며 공사 후 남는 잉여 자재를 모아 팔면서 서서히 재기를 준비하였다.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서 청계천 3가에서 태진통상이라는 회사명으로 통신부품 장사를 시작했다. 그렇게 4년 정도 장사를 하면서 매출 7~8억원 정도로 차츰 안정을 찾을 무렵, 1999년 49세의 젊은 나이로 돌아가셨다. 그 당시에는 컴퓨터도 없고, 핸드폰도 없고, 모든 게 정 대표 부친의 머릿속에 있던 상태여서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되었다. 

정 대표가 복학하여 졸업할 때까지 정 대표의 어머니가 잠시 사업을 맡아서 했다가 정 대표가 졸업하던 27세 때에 사업을 이어받게 되었는데, 그동안 매출은 4억원 정도로 반토막이 나 있었다. 정 대표는 이 시절을 “손님도 없고 전화도 안 오고 그러니까 처음 1년 동안 사무실에서 거의 잠만 잤었던 것 같아요”라고 기억한다.

그러다가 새로운 각오를 하고 통신 관련 정보들을 인터넷에서 찾아 공부하기 시작했다. 무조건 배우고, 외우고, 공부했다. 지하철 이동 시간에도 제품 이름, 단가 등을 외우면서 노력했다. 

매출이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하며 파주에 프레스 장비 두 대로 조그만 공장 가동을 시작했고, 2006년 물류 여건이 나은 석포리로 이전하면서 화성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2015년 수촌리에 2500평짜리 공장을 지어서 딱 5년 운영하다 2020년 10월 3500평 대지의 현재 공장으로 이사했다. 사업을 확장하기에는 공간이 너무 좁아 자꾸 이사를 하게 된 것이다. 

조부 때부터 시작해서 오뚝이처럼 망했다 일어서고, 망했다 일어서며 3대째 통신이라는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부모님 봉사활동 영향으로 

이익의 1% 기부

회사 이익의 1%를 기부하기로 결심한 계기에 대해 묻자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고 대답한다. 

“저희 부모님은 제가 어렸을 때부터 한센병 환자들을 위한 봉사 활동, 꽃동네 봉사활동 등을 꾸준히 하셨는데,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영향을 받았던 것 같아요. 기쁨을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도 있잖아요. 조용히 뭔가 할 수 있는 걸 찾다 보니까 기부로 연결됐던 것 같아요. 12년 전 처음 기부를 시작할 때는 ‘주위의 어려운 사람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5만원, 10만원 정도로 시작했고, 회사 이익의 1%를 기부하자고 한 것은 한 3년 정도 됐어요. 제 아이들이 이제 고등학생, 중학생인데 이 아이들에게 이웃과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요. 기부를 크게 하기에는 좀 부담스럽고 적절한 점을 찾은 것이 이익의 1%였고, 직원들도 흔쾌히 공감해 주었죠”

 

젊은 시절 산에 푹 빠져 살았던 산악인

정 대표는 골프를 좋아하고 산에도 자주 가는 편이다. 어릴 때는 남의 집 차고에 살았는데 새를 100여 마리나 키울 정도로 동물들을 엄청 좋아했고, 어릴 때 꿈이 커다란 수족관을 운영하는 것이었다. 

좀 더 커서는 목장을 운영하는 것이 꿈이어서 강원대 축산학과를 다녔는데, 막상 학교 공부는 팽개치고 산에 미쳐서 3년 동안 산에만 다녔었다. 1년 365일 중 100일은 산에 다니고, 여름ㆍ겨울에는 설악산에서 30일 정도 살다가 나올 정도로 산에 푹 빠져 있었다.

이렇게 산에 푹 빠져 있었던 정 대표가 부친이 일찍 돌아가시며 젊은 나이에 사업을 시작하다 보니 결정적인 순간에 필요한 조언을 해 줄 친지, 선배들이 별로 없어 많이 외로웠었다. 그래서 특히 좋은 사람들과 술 한잔 나누는 시간을 반긴다.

 

“다 잡은 물고기라 생각하지 마라”던 고객의 충고

15년 전, 어떤 고객이 정 대표에게 이런 충고를 한 적이 있었다. “우리 회사를 다 잡은 물고기라 생각하지 마라”

정 대표는 이 말을 가슴 깊이 새기며 직원들과 함께 진심을 담아 고객을 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까운 고객, 친한 사람이라도 방심하지 말고 항상 열심히, 그리고 진심을 다하여 대하라는 의미라고 여기며 화려한 언변, 유창한 말보다는 행동과 실천으로 보여 주려고 노력한다. 

화려한 말보다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겠지만 신뢰가 쌓이면 더 끈끈한 관계가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들이 쌓여 모범적인 기업 경영과 지역경제 성장·발전에 기여한 모범상공인으로 인정받아 2022년 11월 15일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회사가 성장한다고 직원들이 행복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고, 임직원 모두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 새로운 꿈이 되었다. 직원들의 입장에서 필요한 일이라고 하면 과감하게 결정하고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정 대표이기에 가능하리라 기대해 본다. 임직원 모두가 행복하게 일하고 이익의 1%를 기부하는 태진에스티아이의 멋진 모습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신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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